퇴근한 남편을 위해 삼겹살을 구우면서 내 블로그 글을 생각하다, 문득 갱년기 삶이 불행하기만 한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왜 방송이나, 책, 주변 사람들은 갱년기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 다루나?
그들이 다루는 부정적인 측면의 갱년기에 나는 세뇌당하고 있는 거 아닌가?
어쩌면 갱년기란 내 삶을 다시 리셋하는 중요한 시기 아닌가? 끝나가는 삶이 아닌 전혀 다른 질의 삶을 살기 위한....
그동안 살아오면서 사용한 몸과 마음을 들여다 보고, 닳은 곳은 고치고 다듬어 남은 생을 다시 새롭게 살아갈...
소중한 신호 같은 시간이 갱년기 아닌가...
폐경이 되고 본격적인 갱년기에 들어 선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고혈압, 갑상선 저하증, 퇴행성 관절염이 아닌
가족이 있음에도 느껴지는 외로움과 우울감이었다.
누군가들에게 잊혀 지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한국에 갔을 때 연말이 되자 친정엄마가
'아이고 인생 잘못 살았나 보다, 연말인데 송년회 하자고 연락하는 친구 하나 없네...' 하고 푸념하시는데
그 말이 슬프면서도 나도 같은 처지라 위안이 되었다.
'엄마, 나도 그래..' 하면서 웃어넘겼지만,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가족이 있어도 느껴지는 그것......
그동안 만나고 스쳐간 사람들에게 잊혀져 간다는 허무함....
그것에서 오는 우울감과 외로움... 내가 사회에서 서서히 도태되어 간다는 불안감...
이 자연스러운 감정이 누군가에겐 참 바보 같고 분에 넘쳐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겐 나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이 감정을 극복해내는 것이,
나의 남은 삶을 더욱더 빛나게 살아갈 심각한 숙제이다.
그럼 과연 난 어떻게 이 괴로운 숙제를 해결할 것인가?
닳아 빠진 몸뚱이는 병원에서 혹은 좋은 식이 요법으로 고치면 되지만, 이 쓰잘 떼기 없는 감정으로 얼룩진 마음은
무엇으로 치료할 것인가?
나의 생각은 이렇다.
첫째로,사람으로 생긴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지.... 그렇다고 사람을 멀리하거나 회피하면 안 된다고...
새롭게 시작하는 제2의 삶에, 제 2의 친구들을 만들어 가면 된다.
나를 잊은 사람들에게 집착하지 말고, 나 또한 누군가를 잊었을 지도...
갱년기라 해서 우리의 삶이 끝나게 아니다. 우린 다른 질의 삶을 다시 살아내면 된다.
우린 이미 안다. 50년 삶을 살아오면서, 사람에 대한 지혜가 생겼다는 것을....어떤 사람이 나와 fit이 맞고, 어떤 사람이 안 맞는지...
사람을 만날 때 어떤 말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사람 관계를 너무 깊게 맺지 말고, 적당히 선을 그어야 관계가 더 오래간다는 것을...
취미가 같은 사람들 모임에도 가보고, 종교도 가져보고,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 보기도 하고...
얼굴 맞대기 싫으면 SNS 친구들이라도....
그 다음은,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찾고 그것에 집중해서 생산성 있는 생활로
급하지 않게 천천히 외로움이라는 우울하다는 숙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자.
나는 요즘 돈의 욕망에 사로잡혀 어떻하면 부자가 될지에 대한 의지로 불타 오른다 ^^;
우리에겐 이미 사랑하는 조력자들... 가족과 또 나를 잊지 않고 있는 친구들도 있지 않은가...
갱년기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설렘 가득한 전지적 시점인 것이다.
그리고 그거 아는가?
갱년기는 엄마로써의 몸에서 다시 여자로써의 몸으로 재탄생하는 거라는 것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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